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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7~2007’ 작품 국립현대미술관서 전시
사진·영상·홍보물등 기록물 100여점 선보여
‘새롭고 창의적이어야 한다’는 전제는 모든 예술 분야의 화두지만 특히 미술의 경우 더 강박적이다. 세계 미술계는 회화ㆍ조각 등 전통적인 장르를 벗어나기 위한 몸부림을 끊임없이 이어왔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비디오ㆍ오디오 등의 발달에 따라 다양한 매체가 캔버스를 대신하기도 하고, 인간의 몸이 매체로 사용되기도 했다.

전통적인 미술의 형태를 벗어난 행위예술이 한국에서 어떻게 시작되고 바뀌어 왔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전시 ‘한국의 행위미술 1967~2007’이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전시는 1967년 펼쳐졌던 오광수 기획의 ‘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에서 2007년 이윰의 ‘빨간 블라우스 힐링 미니스트리’에 이르기까지 한국 행위미술 40년 역사를 회고해 본다.

1967년 12월 14일 오후 서울 북창동 중앙 공보관에서 열린 한국 청년 작가 연립전에서는 특이한 ‘쇼’가 펼쳐졌다. 비닐 우산을 쓴 여인이 앉아 있는 주위를 사람들이 빙빙 돌며 ‘새야 새야 파랑 새야’ 노래를 부르고, 사람들은 촛불로 비닐 우산을 녹여 구멍을 내고 그곳에 촛불을 꽂는 행위를 반복한다.

한국 최초의 행위예술로 기록된 ‘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의 장면이다. 당시로는 파격이었던 이 해프닝은 서구의 퍼포먼스가 도입된 것으로 한국 화단에서는 수많은 논란과 해석을 낳았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로 이름을 남긴 고(故)백남준은 행위예술 분야에서 먼저 유명세를 치뤘다. 그는 60년대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부수는가 하면 관객의 넥타이를 자르고 객석에 소변을 보는가 하면, 피가 흐르는 소 머리를 전시장에 걸어놓는 등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잇달아 선보였다.

실체가 남지 않는 행위예술의 당시 현장을 느낄 수는 없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당시 촬영했던 사진ㆍ영상ㆍ홍보물 등 기록물 10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김경운 학예사는 “행위 예술은 기록과 자료만 남길 뿐 그 실체는 사라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전시는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 속에서 행위미술이 걸어온 역사를 되돌아보는 보존처리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행위예술의 역사를 연대기에 따라 셋으로 구분했다. 1부 ‘해프닝에서 이벤트로’(1967~1979)는 정치적인 억압에서 퇴폐적이고 불온한 해프닝으로 평가됐던 초기 행위미술에 초점을 맞췄다. 대표 작가로는 강국진ㆍ김구림ㆍ김순기ㆍ성능경ㆍ이강소ㆍ이건용ㆍ정강자ㆍ제4집단 등이 있다.

2부 ‘행동의 드라마’(1980~1993)는 추모ㆍ장례 등의 형태를 빌려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를 표출했던 작품이 대부분이다. 작가로는 김용문ㆍ신영성ㆍ윤진섭ㆍ이불 등이 나온다.

3부 ‘행위-변주’(1994~2007)는 사진ㆍ비디오 등 다양한 매체가 등장하고 대중문화와도 융합을 시도하는 특징이 나타난다. 여기에는 김아타ㆍ박이창식ㆍ조습ㆍ이윰ㆍ낸시랭ㆍ황신혜밴드 등이 등장한다.

'행위 행위미술' 40년史 한눈에

서울경제  2007.09.04

KUKJI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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