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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소리와 공간의 결합>, 한국일보, 1968.6.2

「청년작가 연립회 」의 「환경미술의 공동실현」에서

미국의 현대음악가 「해리팩스」의 둔탁한 타악기들이 「백뮤직」으로 깔리면서 참가자와 관람자들은 열심히 투명풍선을 분다.
「한국청년작가 연립회」의 「신전동인」4명과 「휫동인」1명이 공동 제작하고 참여한 『환경 미술의 공동 실현』이라는 모임에서 벌어진 『투명풍선과 누드』의 개막「신」이다.
지난 5월 30일 밤 6시부터 10시까지 서울 무교동에 있는 음악감상실 「세시봉」에서는 기성세대에는 「정말 놀랄만한」일이, 젊은세대에는 「전혀 쇼킹하지도 못한」일이 3백여 관람자 앞에서 벌어졌다.
『회원과 관람자들이 공동으로 제작에 참여하는 행동적 표현미술로서 「누드」와 주위 공간에 투명풍선을 붙여 나가는 동안에 빛(조명)과 소리(원시음악)가 동시에 도입됨으로써 시감,공감,광선 및 음으로써 조성되는 환경에의 적극적 표현을 위한 예술』이라는 것이 환경미술에 대한 설명이다.
지난 해부터 행동미술, 「포프먼스아트」,「해프닝」,「미니멀아트」, 환경미술 등의 생소한 말을 내걸고 주목을 끌어온 이들 젊은 미술가들은 대담한 행동예술을 보여줬다.
지금 60「센티」의 빨간 풍선 10여개가 무대 주위에 놓여 있다.
조명 빛깔이 쉼없이 바뀐다. 원시음악은 빠르게 느리게 세게 여리게 울려온다. 6백여의 눈동자는 「세미누드」를 주시한다.
『행동음악을 미술에 도입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완전히 공감을 느껴요. 공동 참여의식은 없군요. 「쇼킹」한 점도 없어요. 완전 「누드」가 안 된 것이 큰 불만입니다. 어떻든 저런 시도만은 높이 살 만하지 않겠어요.』관람자 중의 한 학생(이대 미대 3년)의 감상이다.
눈하나 깜짝 않고 본 이 여대생은 자기의 소감도 거침없이 말한다.
「누드모델」이 된 정강자양(67년 홍대 미대 졸)은 『처음엔 떨렸어요. 시간이 좀 흐른 다음엔 개개 관람자는 안 보이고 전체만 보여 덜 떨리더군요. 저는 옷 입은 상태나 벗은 상태나 같은 거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모델」이 됐습니다. 자기자신을 작품화하는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라고 소감을 말했다.
「한국청년작가 연립회」의 한 「멤버」는 『우리의 의도와 관객의 감상수준 사이가 먼 듯 합니다. 그런 차이는 우리와 그들과의 거리를 멀리 하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고 주최측의 입장을 밝혔다.

빛과 소리와 공간의 결합

한국일보  1968.06.02

KUKJI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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