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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리에 모인 신구세대>, 한국일보, 1968.1.23

새해를 여는 매머드 종합미전
새해를 여는 「매머드」종합미술전이 서울 중앙공보관(덕수궁안 전 경제개발종합전시관)에서 22일부터 2월 10일까지 열린다. 서양화?동양화를 비롯한 7개부문의 18개 단체가 참가하여 350명에 393점의 작품을 전시한 320평의 전시관을 개관과 함께 살펴본다. 이번 종합미술전은 과거 몇 해동안 중앙공보관이 북창동 YMCA건물에 세들고 있을 때 전시장으로 이용했던 미술단체들이 공보관의 청사이전기념 전시회에 참가하는 뜻으로 열리게 된 것이다.
화단에서 일가를 이루고 있는 화력 반세기의 노장으로부터 기성의 고정관념에 불만인 신진작가에 이르기까지 320평이나 되는 널따란 전시장에서 어깨를 겨루면서 작품을 통해 신?구의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춘곡 고희동 이래 한국화단의 구상, 추상「최저 예술」(미니멈?아트)이 이처럼 한자리에서 같이 선보이기는 처음이다. 서양화, 동양화, 서예, 조각, 응용미술, 사진, 공예(추상조화) 등 작품 393점이 사행(蛇行)전시장안에 걸려있다.
철저한 사실화가 있는가하면 공간미술작품이 있고 그림도 조각도 아닌 회화를 위한 조각도 있다.
참가단체를 보면 동양화에는 백양회, 청토회, 신수회, 신기회의 회원들이 출품했고 서양화는 목우회, 신기회, 구상전, 신상회, 한국청년작가연립회, 무소속이 출품했다. 서예부문에는 한국서예가협회, 검여서원, 대성서예원 회원들의 작품이 진열되었고 응용미술부문은 대한산업미술가협회, 신상회가 출품. 조각은 낙우회의 12점을 비롯하여 목우회와 신상회의 작품이 전시되었다. 사진부문의 작품이 이번 전시작품중에서 가장 많았는데 한국사진협회, 대한사진예술가협회, CFC, 한국창작사진협회, 「뉴?포토?클럽」의 작품 1백54점이 빽빽이 늘어서있다.
찬조로 조순찬 공예학원에서 출품한 추상조화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기도 한데 주목거리는 출구쪽에 자리잡고 있는 청년작가연립회원들의 형태묘사를 전혀 무시한 작품들.
이번 미술전에 출품한 일부 노장들의 완강한 반대로 이들 신진작가들의 작품은 출구쪽으로 밀려났다. 「그림도 아닌 광란같은 것들」과 함께 자기들의 아름다운 그림을 전시할 수 없다고 주장하여 주최측에서는 신진들의 양해를 얻고 차별대우(?)를 부득불하게 되었다. 『노장들은 관객이 우리의 작품에만 몰려드는 것을 무서워하기 때문이다』라고 어느 신진은 항변했다. 감정과 상상을 배제하고 사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달라는 그들은 관객의 사고(思考)정지를 원한다.
신진들은 『고전도 사실도 아닌 고리타분한 그림을 그리는 타락한 일부 노장들은 50년간을 똑같은 그림만 그린다.
그들은 오직 생활을 위해 그림을 팔며 팔기위해 그린다』면서 자기들의 절실한 창작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새해를 여는「매머드」미술전에서도 신?구의 날카롭게 대립한 대화가 불꽃을 튕기고 있다.<작가 강국진의 신인선언>, 서울신문, 1968.1.25

신인선언 “우린 환경미술을 추구 대중과 함께 호흡할터”
20대의 화가들이 『피켓트』행렬을 벌였다. 이른 바 환경미술을 한국에 정착시키기 위한 계몽적인 운동이라는 것. 그러나 이들은 거리에 나서기가 바쁘게 경찰에 제지를 받았다. 이것은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 중앙공보관에서 열렸던 『한국청년연립작가전』에 관련된 이야기.
이렇듯 어떻게 보면 맹랑한 이들 『멤버』중에서 『신전』동인의 강국진(29)씨를 만나봤다. 그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우리는 추상 이후의 작품을 추구한다. 그것은 대중과 친할 수 있는 환경미술을 말한다. 대중 속에서 호흡하는 우리, 따라서 그것은 내면적인 필연성 곧 인간적인 행동일 따름이다』
지난 번의 연립전은 이러한 면에서 작품상의 표제의 제시에 끝났다. 올해엔 그것들을 세련시키는 과업에 정진한다.
그는 다시 열을 올린다-『60년대를 전후해서 몇몇 선배 작가에 의해 한국에 이식된 추상은 해적판이나 다름없다. 왜냐하면 그것이 필연성에 의해 받아들여진 것이 아닐뿐더러 외국 작품의 모방내지 흉내를 내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전행-환경미술을 『추상이후』의 작품이라고 스스로 단정짓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는 것.
『예술을 타락시킨다는 기성작가들의 비난 말입니까? 지금 열리고 있는 중앙공보관 종합예술전에서 우리들에게 입구쪽이 배당된 것과 관련되는 이야기인데 그들이야말로 변하는 현실을 무시한, 60년을 쳇바퀴 돌듯 똑같은 그림을 되풀이하다가 한국화단을 이 지경으로 빈사상태에 이르게 한 책임을 저야합니다』65년 홍대회화과 출신.

한 자리에 모인 신·구세대

한국일보 1968.01.23

KUKJI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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