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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모럴제시>, 대한일보, 1967.12.14

「한국청년 작가연립전」
오늘의 미술 최첨단을 걷는 경향을 일당에 개관한 듯 이 전시장엔 다양하기 그지없는 여러 실험적이고 흉측스럽고「에그조틱」한 작품들이 진열되고 있다.
흔히 외지를 통해서나마 보고 깜짝깜짝 놀라던 기상천외한 표현방법이 이젠 다름아닌 바로 우리의 현실로서 이전시장 가득히 진열되고 있다. 자로 잰 듯 정밀한 기계의 해부도처럼 원이나 선 또는 예리한 각으로 화면을 조립한 시각의 모험 - 「오프 아트」나 갖가지 생활용품의 모조품이나 상징적인 기물의 배치에 의해 현실속에 감춰진 엄청난 허구와 진실을 제시함으로써 일종의 문명비판적인 즉물예술 -「오브제」예술 - 시, 공간의 복합과 행위의 지속에서 환경을 조성하는 일종의 미적사건,「해프닝」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작품이나 행동은 곧 오늘 미술의「모럴」그것이다.
미술사적으로 볼 때 올해는 한국추상미술운동이 10년을 기록하는 해이다. 이미 고전이 된지 오랜 추상표현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미술사적으로 낙후한 굴레에서 이들은 대담히 탈 행위를 결행, 한국현대미술의 새로운「에폭, 메이킹」을 실현하였다.
우울하고 고뇌에 찬 과거의 예술을 여기서는 볼 수가 없다. 이들 작품들은 관람자로하여금 새로운 감정에 호소하고 작가의 세계에 참여하기를 요구하는 세계다. 이들 표현이 한결같이 밝고 즐겁고「아이러니컬」한 생활의 긍정과 불만의 복합이고 보면 관람자 역시 이미 거리를 두고 볼 수는 없으리라. (11일부터 16, 중앙공보관)

오광수 (미술평론가) 

현대미술 모럴 제시

대한일보 1967.12.14

KUKJI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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