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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새로운 전환>, 일요신문, 1967.12.17
한국청년작가 연립전을 보고
우리 미술계의 20대 청년화가, 조각가 17명이 모인 한국청년작가 연립전은 침체됐던 미술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67년도 최대 수확의 하나라 할 수 있다. 그 동안 이들은 우리나라의 전위미술운동에 여러 기회를 통해 제나름대로 참여해오면서 30대의 추상미술의 그늘에서 눈치를 보면서 20대 대로의 새로운 미학을 발견하려고 애써왔던 것이다.
이제 뚜껑을 연 이들의 작품상의 성과는 어떠한가. 그들이 원하는 바 한국 현대미술계의 전위를 형성할 이만큼 정말 실력의 뒷받침이 되어있는 것일까.
제1실을 차지한 〈오리진〉동인들은 서로 약속이나 한 듯이 모두가 「포프」와「오프」일색. 마치 도안「디자인」처럼 보이게 하는 이승조의 것은 화가의 「탐페라망」이 안 보이고, 반대로 서승원의 것은 그것이 너무 두드러져 의욕은 엿보이나 좀 허전하다. 그리고 상식적인 구성에 그친 감이 있는 신기옥과 김수익은 최명영의 「다다」적인 바탕과는 대조를 이룬다.
화면구성의 시각적 조건이 내면적인 논리의 뒷받침이 되질 않아 한결같이 피상적이라는 결함은 있으나, 이처럼 전날의 추상을 탈피한데에 대해서는 그 노력과 의의를 높이 사지 않을 수 없다.
제2실의 <무동인>들은 반 회화의 앞장을 섰던 작년의 거사에 이어 이번에도 가장 중핵적인 「볼륨」을 이루고 있다. 최붕현의 <색연통>은 장내의 압권이며, 김영자의 <연탄>과는 서로 공통적인 데가 있다. 이태현의 것은 충격적이며, 임단의 것 역시 허무한 공백으로 쌓여있다. 문복철에게는 그 앞날을 기대하고 싶을 뿐이다.
이러한 <오브제> 제조의 환경미술을 따라 제3실의 <신전동인>들은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정찬승은 태극과 엽전「오브제」조작으로, 강국진은 병조각과 「플래스틱」이용으로, 여류인 심선희와 정강자는 각기 「오브제」조각으로 「아이러니컬」한 뜻을 풍기고 있고, 김인환은 도안그림만 가지고 이들과 비기고 있다. (방근택)

현대미술의 새로운 전환
일요신 문 1967.12.17
KUKJIN 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