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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단에 새바람>, 신아일보, 1967.12.12

『한국청년작가 연립전』
11일부터 중앙공보관 화랑
1.2.3실에서는 근래에 보기드문 이색미술전이 열려 일반인과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것은 의기발랄한 20대의 젊은 작가들이 현대미술의 과감한 실험을 전개하고 있는 미술소군(小群)인 「무동인」「오리진」「신전」동인을 통합한 「한국청년작가 연립전」의 첫 회전이다.
이들은 전시 초일 10개 항목에 달하는 「피켓」을 만들어 「추상이후의 작품」「행동하는 화가」 「현대회화는 대중과 친하다 」「국가발전은 적극적 예술 진흥에서」「현대미술관이 없는 한국」 「4억원의 국립종합박물관은 과연?」「좌상파(座像派)국전」등의 표제를 내걸고 소공동, 태평로, 광화문, 종로에 이르는 주요 시가를 시위행진함으로써 이번에 제16회 국전에서 반수이상이 천편일률적인 「좌상(座像)」을 입선시킨 기성세대의 아집에 대한 반발의식 내지 미술분야에 대해 비협조적인 정부측에 대하여 대담한 행위로써 항의하고 있었다.
이들의 작품은 3개의 전시장이 비좁을 정도로 무한정한 「스케일」의 변화와 원색추구, 조각과 회화의 구분을 없이 한 자유로운 작품 형태로서 우리눈에 비치는 모든 사물에 대하여 새로운 감각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연통을 무한대로 연결시키고 그 위에 빨강, 노랑, 파랑색을 입힌 것, 육각성냥갑을 대형으로 만들고, 그 속에 실물 성냥갑을 꼭 들어차게 집어넣은 것, 또한 변소와 같은 틀 속에 변기를 넣고 그 변기 속에 김장 고무장갑을 빽빽이 끼워넣고, 그 천정에는 「나일론」줄로 목 매달 듯 굴레를 만들어 놓은 것, 여인「마스크」의 눈동자를 「라디오 안테나」를 이용해서 길게 뽑아놓은 것 등 그들의 실험작업은 매우 흥미롭고 진지한 가운데 전개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번 「한국청년작가 연립전」의 폭발적인 시위는 침체상태에 있는 화단에 불씨가 될 것 같다.

화단에 새 바람

신아일보 1967.12.12

KUKJI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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