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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황양자씨-생전 친구들 11월6일까지 유작전 전시회

“당신, 어려울 때나 좋을 때나, 당신은 삶을 사랑했지요. 그리고 행복해 했습니다. 둘이 마지막 본 영화가 ‘사랑과 영혼’이었죠.당신이 주던 뜨거운 사랑은 지금도 내 가슴에 배어 있습니다.”
화가 강국진의 아내-황양자(44)의 독백. 지금도 그는 남편이 없다는 게 정녕 믿기지 않는다.
강국진이 생전에 지극히 챙겼던 아내, 그리고 그의 지기들이 마련한 ‘강국진 그림잔치’그의 유작들이 전시된다.
24일부터 11월6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아내는 지금도 ‘다시 태어나도 만나 사랑하자’던 남편을 생각하면 가슴이 시리다. 그래선가? 경기도 하남시에 있는 강국진의 화실, 그곳엔 강국진이 긴 유리창 밖을 통해 가을을 보고 있다.
“그이가, 언제라도 불쑥 나타날 것만 같아, 그이의 냄새가 나는 옷이며 구두며, 모든 것을 그대로 생전의 그대로 놔두고 있어요”
3년 전 쉰넷으로 살을 마감한 강국진.
홍익대 미대를 졸업하던 그 언저리, 정찬승,김인환,한영섭 등 홍익대 출신들과 함께 결성한 ‘논꼴’동인.
이를 통해 기존 미학을 무의미한 것으로 간주하는 다다이즘에 빠져든다.
모더니즘을 역사성으로 해석하려한다. 이때 강국진은 토로한다. “부정의 세계를 뚫고 기호형 에서 오는 직역된 감정을 캔버스에 표현해야 한다. “ 이후 ‘한강변의 타살’’투명풍선과 누드’등의 해프닝을 통해 문명과 현실을 비판한다.
80년대 ‘선’과 ‘가락’연작 등을 통해 무위와 체념을 표출한다. 이어 ‘역사의 빛’연작등으로 한국적 정서에 골몰한다.
강국진의 그림인생은 결국 내재된 “나”의 발굴이었다.
강국진. 경남 진주태생, 한성대 교수 역임.
언젠가 강국진은 아내에게 말했다. “ 작가는 머무를 수가 없어 끝없이 방법을 모색하고 실험을 해야 해, 좋은 작품이 나올 때까지…”
지금 강국진은 경기도 양주군 모란공원에 잠들어 있다. 아니 그는 방황하고 있다. 새로운 작품과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 황양자를 위해.

화가 강국진 실험적 예술혼 한눈에

스포츠조선  1995.10.24

KUKJI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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