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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국제행위 예술제, 17~19일 인사동 일대

`행위예술'로 번역되는 `퍼포먼스'는 관객참여, 즉흥성, 우연성, 현장성 등으로 간추릴 수 있는 특징을 지닌 현대예술의 한 장르이자 태도다.

시공을 떠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여러가지 매체를 활용한 몸짓이나 사건으로 도발적인 문제제기를 하는 퍼포먼스는 20세기초 전위적인 서구미술에서 태어난 뒤 지난 100여 년간 춤, 연극, 음악 등 예술 분야로 퍼져나갔다.

퍼포먼스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60년대 중반으로 역시 미술인들인 정찬승·강국진·정강자·김구림씨 등이 즉흥성과 시위성이 강한 `해프닝'으로 출발해 70년대 이건용·장석원·성능경씨 등이 논리성을 더한 `이벤트'로 이어가면서 80년대에 이르러 다양한 퍼포먼스 활동으로 꽃피었다.

또 90년대 들어서는 시민단체들이나 노동단체들이 시위현장에서 자신들 주장을 강력하게 드러내는 시각적 양식으로 퍼포먼스를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17~19일 서울 인사동 일대에서 벌어지는 `제1회 서울국제행위예술제'는 이런 여러 바탕 위에서 마련된 퍼포먼스 잔치다. 한국을 비롯한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 모인 9개 나라 퍼포먼스 작가 50여 명이 갖가지 행위예술을 펼쳐보인다.

한국 쪽에서는 이승택·이건용·이반(사진)·성능경·김석환·이상현씨 등이 참가하며 폴란드의 카즈미르크작과 리브스키, 인도네시아의 아라마이아니, 중국의 황루이, 일본의 다스미 오리모토 등이 온다. 전체적인 행사 틀을 짠 예술총감독 윤진섭씨는 “`이동'을 주제로 해 인터넷 시대에 예술을 통한 사람들 사이의 거리 좁히기와 소통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17일 오후 4시 경인미술관에서 안치인씨가 `카드 뿌리기' 퍼포먼스로 시작할 개막식에 이어 오토바이 로드쇼 등 대부분 행위예술이 펼쳐질 인사동은 `거리' 전체가 무대가 되어 이곳을 지나는 모든 행인을 관객이자 참여자로 만들게 된다.

△국제 퍼포먼스 △국내 퍼포먼스 △필름·비디오 퍼포먼스 △스트리트 퍼포먼스 4개 분야로 나눠 진행될 행사는 또 견본시 구실도 겸해 한국 퍼포먼스 작가들이 `에딘버러 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축제로 나갈 수 있는 발판으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

나는 몸짓으로 말한다

한겨레  2000.11.12

KUKJI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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