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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 비롯한 문화는 자율적인 구조인 동시에사회적 산물이기도 하다.
한국에서 1960-70년대는 4ㆍ19혁명과 5ㆍ16쿠데타 이후 커다란 정치ㆍ사회적 변화와 경제발전을 통해 개발도상국으로 올라서려고 전력질주했던 시기이다. 그 이면에는 빈부격차와 유신체제의 탄압이 심했다.
김미경 강남대학교 교수가 펴낸 「한국의 실험미술」(시공사刊)은 이 시기에 다양하게 전개됐던 실험미술의 양상을 정치ㆍ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파악하고자했다.
저자는 당시 작가와의 인터뷰는 물론 일간지와 잡지 등에서 관련기사를 모두 찾아 확인하고 이를 통해 1960-70년대 활동한 여러 미술그룹 및 작가, 그들이 작업했던 오브제, 설치미술, 퍼포먼스와 해프닝 등의 실상을 전달한다.
우선 1960년대 실험미술에서 사회적인 발언의 예로 해석되는 작업들을 '제2회무동인전'과 '청년작가연립회'의 활동, '제4집단'이 결성되기 직전 일련의 해프닝들에서 찾아본다.
1970년대 '제4집단'의 짧은 활동과 좌절, 암울한 유신의 사회상황 속에서 시대를 반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AG'와 'ST'의 작업들을 주목하고 이러한 그룹들의 활동이 사회 속에서 어떻게 인식됐는지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1970년대 중반이후 단색조 회화가 집단적으로 대두됐던 상황에서 실험미술의 위상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미술계 세력의 전이와 당국의 끊임없는 외압속에 어떻게 위축됐는지를 보여준다.
이태현, 최붕현, 양덕수, 정강자, 심선희, 이승택, 강국진, 김구림, 김점선, 박서보, 이우환, 이강소, 하종현, 이건용 등 실험미술을 이끈 작가들의 작업이 도판과함께 소개됐다.
저자는 "초기 실험미술이 단명한 것은 대중들의 몰이해나 실험미술가들의 결집력 부족 때문이라고 대체로 분석하지만 실은 그것이 전개될 수 있는 장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등 정치.사회적 상황이 결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264쪽. 1만5천원
1960-70년대 한국 실험미술의 모습
연합뉴스 2003.08.29
KUKJIN 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