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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감과 공간성의 배려>, 홍대학보, 10.15
오늘날에 와서 인간과 물질과의 관계는 물질이 인간의 이념을 표상화한 것에서 물질이 물질로서 인간과 만날 수 있다는 존재의 가치로 변해왔다. 즉 인식과 존재를 상대적인 대립물로서 파악하는 대신 동시성으로서 양의성으로서 풀이하려는 태도로 변해와 오늘날의 많은 현대작가들은 위장되지 않고 해역되지않은 대상, 그 자체에 전념하게 되었다. 현대작가 강국진씨의 이번 개인전도 이러한 물질의 실존성과 정신의 공존이 작품을 통해 구현되고 있었으며 또한 자신 고유의 질서를 지향하는 독자적이고 유기적인 생명체인 형의 존재에 대한 물질과의 연관성을 대립이 아닌 공존을 통해 찾고 있었다.
한지에 의한 밀착과 부착에 있어서의 공간성과의 관계와 물에 젖은 한지가 나무 기둥위에 얹혀서 그 가장자리가 그대로 떨어져 분리된 상태는 한지라는 종이만이 지닐 수 있는 본질을, 우리 고유의 재료인 새끼를 『샤마니즘』적 엮음으로 한지와 결합시킨 것은 물질과 정신을 역사성과의 복합으로 찾으려는 의도를 또한 의도되지 않은 개체의 변화에 의해 한지를 집합적으로 바닥에 늘어놓은 것들은 개체가 아닌 집적에서 오는 작업과의 연관성을 각각 훑어볼 수 있어 그가 어떻게 물질을 실상화시키지 않고 그 본연의 유기적 상태로 이끌고 갔으며, 어떻게 형의 존재에 대한 물질과의 연관성을 찾고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흙과 한지의 만남에서 이루어지는 형의 변화를 통한 소멸이라는 『프로세스』적 작위성은 착상가적 견지의 『아이디어』의 배려와 그 자신의 구현적 사고의 문제성을 노출시키고 있어 그 자신의 좀 더 뚜렷한 필연적 논리전개가 요망되어진다.
소박감과 공간성의 배려
홍대학보 1973.10.15
KUKJIN KA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