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Magazine

& Publication

‘여보야, 당신이 사랑하셨던 분들과 함께 당신의 전람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돌아간 지 세돌 강국진 그림잔치’(10월24일~11월6일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의 화집 중 강국진씨의 아내 황양자(46)씨가 쓴 추모의 글이다.
65년 홍익대 동기 미대생들과 ‘논꼴’그룹을 만들어 현대미술운동에 뛰어든 강국진은 전위미술, 입체작품, 설치미술 등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한 작가로 우리미술계의 견인차였다. ‘강국진을 기리는 모임’이 마련한 이번 전시회는 초창기부터 92년 작고할 때까지 그의 작품세계를 한번에 보여주는 자리다.
“저는 그 사람 하나뿐이었는데 아직도 그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게 실감나지 않아요. 그러나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느낌입니다.”
황양자씨 역시 화가. 1975년 판화공방에서 강국진씨를 만나 결혼했다.
“내 화실에 올라가면 남편이 사둔 새 물감과 캔버스가 눈에 띄곤 했습니다. 게으름 피우지 말고 그림을 그리라고 그렇게 권했는데요”그가 간 후 한동안 붓을 들 수 없었던 황씨는 “제가 그림만 그리라고 혼자 그렇게 먼 길을 가셨는지”라며 다시 작품활동을 시작하겠다고 말한다. “판화, 입체, 산 시리즈, 역사의 빛 등 남편의 작품을 주제별로 나눠 전시하면서 계속 화집을 내고 싶다”고 말한다.

남편 추모 전시회 여는 황양자씨 *

주간조선  1995. 11.02

KUKJIN KANG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