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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국진 화백의 작품세계가 추구해 가는 것은 사람의 자취다.
사람의 자취란 임의로 들어올린 곡괭이를 힘껏 땅 위에 내리찍어서 생기는 자취를 말한다. 그 동작의 폼을 자로 재고 사진으로도 찍고 글로 기록하며 여러 가지 각도에서 이렇고 저렇고 따지지 않더라도 땅은 패인 자취를 남긴다.
그리고 그 자취야말로 어렵게 말해서 역사일 것이고, 그것은 임의로 들어올린 곡괭이를 내리찍는 반복으로 지속된다.
강화백은 이러한 자취를 무상행위의 반복이라고 말한다.
그는 입체와 판화의 장르에서 자기표현의 결실을 추구해 왔다. 그의 고집은 ‘우리는 따로 따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유아독존의 자부심에서 나온 것은 아니다.
그것은 타협하지 않을 수 없는 사회 속에서 자기를 지키고자 하는 약한 인간의 소박한 희망인 것이다.
그가 그린 무수한 선 맥은 인간을 둘러싼 지구를, 아니 더 큰 우주를 뜻한다. 그것은 문명이 하나의 허구일지도 모른다는 본능의 발로다.

그랑 발레 화랑개인전을 계기로, 강국진

화랑   1979. 05.01

KUKJIN 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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