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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ening & Performance
색물을 뽑는 비닐 주머니
1967.12.11. 5:00-5:30 pm, 중앙공보관 화랑, 제2전시실
‘청년작가연립전’ 개막일, 강국진은 퍼포먼스 <색물을 뿜는 비닐>을 시연했다. 한국 최초의 집단 해프닝 <비닐우산과 촛불이 있는 해프닝>에 대한 연구도 비교적 최근에야 이루어졌지만 ¹ <색물을 뿜는 비닐>이 그보다 사흘 앞서 강국진에 의해 시연되었다는 사실은 아직 깊이 연구되지 못했다.
‘청년작가연립전’ 개막 당일, 천정으로부터 내려오는 원통형 비닐 속에 색 물이 들어있는 비닐튜브가 설치되어 있다. 작가가 막아 놓았던 색 물 비닐튜브의 입구를 열자 색 물이 걷잡을 수 없이 뿜어져 나오면서 서로 섞이고 바닥과 주변에 튄다. 주체(행위자)는 그 행위를 시작할 뿐, 순간적으로 분출되는 색 물들 자신에 의해 진행되는 모든 과정을 통제할 수는 없다. 색 물들은 공간 속에서 유희를 벌이며, 소위 자발적인 ‘3차원적 회화’를 스스로 그리는 셈이다.
(그러나 정작 튜브 입구를 열자 색 물들이 서로 섞이며 걷잡을 수 없이 사방으로 분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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¹ 김미경, 『한국의 실험미술』(시공사, 2003), pp. 70-74
